아침에 뉴스를 보다가 커피를 쏟을 뻔했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기사 두 개가 나란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합의 없이도 2-3주 안에 철수하겠다는 소식, 다른 하나는 나프타 쇼크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초비상이라는 기사였죠. 이 두 개를 같이 읽는 순간, 증권사 시절 겪었던 2019년 사우디 드론 공격 때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저는 에너지 섹터 리포트를 막 마감한 직후였는데, 하룻밤 사이에 유가가 15% 뛰면서 제 리포트가 휴지 조각이 된 경험이 있거든요. 팀장님한테 "애널리스트가 하루 앞도 못 보냐"는 소리를 들으며 밤새 수정본을 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호르무즈 해협, 왜 이렇게 중요한 건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합니다.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대부분이 이 좁은 물길을 지나오고요. 트럼프가 합의 없이 철수한다는 건, 이란이 이 해협에서 다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타이밍입니다. 국내에선 이미 나프타 가격 급등으로 석유화학 업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이에요. 나프타는 휘발유의 원료이자 플라스틱, 합성섬유 등 우리 생활 곳곳에 쓰이는 기초 원자재인데, 여기에 호르무즈 리스크까지 겹치면 가격 상승 압력이 이중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내 지갑에 미치는 영향, 솔직하게 따져보면
유가가 오르면 가장 먼저 체감하는 건 주유비지만, 사실 그게 끝이 아닙니다. 물류비가 오르면 택배비, 식료품 가격, 심지어 택시 기본요금까지 연쇄적으로 밀어올리죠. 공교롭게도 오늘 택시 기본요금 5,500원 인상 검토 기사도 함께 나왔는데, 이런 비용 상승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오늘 증시를 보면 현대차가 -3.05%, LG에너지솔루션이 -2.83% 하락 마감했습니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면 제조업 전반의 마진이 압박받으니, 시장이 먼저 반응한 셈이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증권사에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중동 리스크는 늘 "이번엔 다르다"고 말하지만 결국 패턴이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할 때 유가가 피크를 찍고, 실제 공급 차질이 제한적이면 한두 달 안에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렇다고 마냥 안심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 정도예요. 첫째, 자동차 기름은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넉넉히 채워두는 소소한 방어. 둘째, 포트폴리오에 에너지 관련 자산이 과도하게 편중되어 있지 않은지 점검해 보는 것. 특히 석유화학주를 들고 계신 분이라면 나프타 마진 추이를 한번쯤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분석과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고,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언제나 본인의 상황에 맞게 신중하게 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