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이 평균이라니, 솔직히 놀랍지 않았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 피드를 넘기다가 '30대 1인당 은행 대출, 처음으로 1억원 돌파'라는 헤드라인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놀라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한 숫자라서요.
증권사에 다니던 2020년대 초반, 제 주변 동기들 대부분이 영끌로 집을 샀습니다. 연봉이 남들보다 조금 높다는 이유로 대출 한도도 더 나왔고, 그걸 전부 쓰는 게 당연한 분위기였죠. 저도 예외는 아니었고요. 당시 팀 회식 자리에서 "대출 없으면 바보"라는 말이 반쯤 진심으로 오갔던 기억이 납니다.
숫자 뒤에 숨은 현실
30대 1인당 대출 1억 원이라는 건, 단순히 주택담보대출만의 문제가 아닐 겁니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학자금 상환까지 합쳐진 숫자니까요. 문제는 이 빚이 자산을 만들어주고 있느냐는 점입니다.
증권사 시절 리서치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게 하나 있습니다. 대출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대출로 산 자산이 이자보다 빠르게 불어나지 않으면 그게 독이 된다는 것. 2022-2023년 금리 인상기에 제 주변에서 이자 부담에 허덕이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마이너스통장 이자가 월 30만 원 넘게 나오는 걸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던 적이 있고요.
제가 빚에서 배운 것
퇴사 후 프리랜서로 전환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대출 구조를 정리하는 거였습니다. 고금리 신용대출부터 상환하고, 주담대는 금리가 낮은 쪽으로 갈아탔죠. 이 과정에서 깨달은 건 의외로 간단한 원칙이었습니다.
- 내 총 대출 이자가 월 소득의 20%를 넘으면 위험 신호입니다
- 투자용 대출과 생활용 대출은 반드시 분리해서 관리해야 합니다
- "다들 그만큼 빌리니까"라는 말은 가장 위험한 근거예요
오늘 시장을 보면 삼성전자가 하루 만에 거의 6% 오르는 날도 있지만, 이런 날이 매일 오는 건 아닙니다. 빚으로 투자해서 이런 날만 기대하는 건 카지노에서 연승을 기대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죠.
빚의 무게는 숫자가 아니라 잠자리에서 느껴집니다
30대 평균 대출 1억 시대. 이 숫자가 무섭다기보다는, 각자의 상환 능력 안에서 관리되고 있느냐가 핵심이겠죠. 저는 증권사를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제 재무 상태를 냉정하게 들여다봤습니다. 회사 다닐 때는 월급이 꼬박꼬박 들어오니까 둔감했던 거예요.
혹시 지금 대출 이자 내느라 매달 빠듯하다면, 오늘 저녁에 30분만 시간 내서 본인의 총 대출 잔액과 월 이자 합계를 한번 적어보시길 권합니다. 그 숫자를 마주하는 게 첫걸음이니까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정리한 것이지, 특정 금융 상품이나 투자 방향을 권유하는 게 아닙니다. 대출이나 투자 결정은 본인의 상황에 맞게, 필요하다면 전문 상담을 받으신 후에 판단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