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 선배가 조용히 사라진 이유
오늘 뉴스를 훑다가 "주식 빚투하다 물려 카드빚, 그거 막느라 또 카드빚"이라는 헤드라인에 손이 멈췄습니다. 카드 연체율이 20년 내 최고치라니. 숫자 자체도 충격이지만, 저는 이 기사를 보는 순간 증권사 3년 차 때 일이 떠올랐거든요.
당시 같은 팀 선배 한 분이 있었는데, 분석 리포트를 정말 잘 쓰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점심을 자꾸 거르더니, 한 달쯤 뒤에 조용히 퇴사했어요.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본인이 커버하던 종목에 미수 거래를 걸었다가 크게 물렸고, 그걸 메우려고 카드론을 돌려막다 감당이 안 됐다고요. 전문가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의 구조
기사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 문턱이 높아졌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 주식 신용거래로 물린 투자자들이 반대매매를 피하려고 카드 대출을 받고, 그 카드빚을 갚기 위해 또 다른 카드사에서 대환대출을 받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5,377로 나름 선방하고 있어서 "시장이 괜찮은데 무슨 빚투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함정이 여기 있어요. 지수는 삼성전자(+1.09%), SK하이닉스(+1.04%) 같은 대형주가 버텨주는 거고, 코스닥은 오늘도 -1.43% 빠졌습니다. 카카오 -2.38%, 삼성바이오 -4.72%처럼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줄줄이 밀리고 있죠. 빚투의 무게는 지수가 아니라 개별 종목에 실려 있는 겁니다.
돌려막기의 끝은 정해져 있더라고요
증권사에서 7년 동안 수많은 투자자 사례를 봤지만, 빚으로 빚을 메우는 전략이 해피엔딩으로 끝난 경우는 단 한 번도 못 봤습니다. 진짜 단 한 번도요. 반등이 와서 탈출하는 사람이 있긴 한데, 그 사람은 십중팔구 다음번에 더 큰 베팅을 걸다가 결국 같은 수순을 밟게 됩니다.
지금 본인 투자 계좌에 미수나 신용이 걸려 있다면, 오늘 뉴스를 남의 이야기로 읽지 않았으면 합니다. 손절이 아깝더라도 카드빚으로 넘어가기 전에 정리하는 게 훨씬 싼 수업료예요. 저도 프리랜서로 나온 뒤 소액이지만 레버리지 ETF에 손댔다가 2주 만에 접은 적이 있는데, 그때 빨리 끊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수업료는 작을 때 내는 게 낫습니다
서울 주담대 상환 부담도 2년 6개월 만에 최고라는 뉴스가 같은 날 나왔습니다. 소득의 40% 넘게 빚을 갚는 데 쓰고 있다는 건, 가계의 완충 여력이 거의 바닥이란 뜻이기도 하죠. 이런 환경에서 투자 손실을 빚으로 메우는 건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 글은 특정 투자 행동을 권유하거나 말리려는 목적이 아니라 제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정리한 것이니, 실제 투자 판단은 본인의 상황에 맞게 신중하게 내려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