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장보다가 뉴스가 떠올랐습니다
어제 저녁,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 집었는데 가격이 1,800원이더군요. 분명 얼마 전까지 1,500원이었던 것 같은데, 언제 올랐는지도 모르게 슬쩍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포장재 대란"이라는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고, 식품업계 원가율이 74%를 넘었다는 기사까지 이어지니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었죠.
식품회사의 속사정, 생각보다 팍팍합니다
주요 20개 식품사의 원가율이 작년 기준 74.2%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1년 새 1%포인트 넘게 오른 건데, 이게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매출 수조 원짜리 기업에서 원가율 1%는 수백억 단위의 이익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올해는 유가 상승까지 겹쳐 75%를 넘길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죠.
증권사 다닐 때 식품 섹터 리포트를 쓴 적이 있는데, 그때 선배가 해준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식품주는 가격 인상 뉴스가 뜨면 주가가 오르고, 소비자 반발 뉴스가 뜨면 다시 빠져. 결국 타이밍 싸움이야." 실제로 2022년 라면 가격 인상 때 삼양식품 주가가 단기간에 꽤 뛰었다가, 불매 여론이 퍼지자 다시 주춤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가격을 올려도 문제, 안 올려도 문제
식품업계가 처한 딜레마는 명확합니다.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이탈 위험이 있고, 안 올리면 마진이 쪼그라들어 영업이익이 깎여나갑니다. 실제로 작년 영업이익이 9% 가량 줄었다는 수치가 이를 증명하고요.
CJ제일제당 같은 대형사는 비핵심 자산 매각과 체질 개선으로 버텨보겠다는 전략인데, 솔직히 이건 체력이 되는 기업이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중소 식품사는 선택지가 훨씬 좁을 수밖에 없어요.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지금 식품주에 진입하는 건 꽤 까다로운 판단이 필요합니다. 원가 부담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시점이 매수 타이밍이 될 텐데, 환율과 유가가 언제 꺾일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거든요.
내 장바구니가 곧 투자 시그널입니다
제가 요즘 실천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마트에서 장볼 때 가격 변동을 체감하면 해당 기업의 분기 실적 발표 일정을 달력에 적어둡니다. 소비자로서 "아, 또 올랐네" 하는 그 순간이 투자자로서는 실적 방향을 가늠하는 가장 생생한 데이터니까요.
다만 식품주는 방어주 성격이 강해서 급등보다는 꾸준한 배당과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낫습니다. 단기 트레이딩보다 분기 실적 흐름을 2-3개 분기 지켜보면서 원가율이 안정되는 시점에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개인적으로는 더 맞았고요.
오늘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과 판단을 바탕으로 쓴 것이니,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상황과 판단에 맞게 하시길 바랍니다. 누군가의 분석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내 돈은 결국 내가 책임지는 거라는 걸, 증권사 퇴사하고 나서야 뼈저리게 느꼈으니까요.